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의 장남 김대헌 사장이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에 내정됐다. 2018년 호반건설 최대주주가 된 지 8년 만이다. 김 사장이 그룹 핵심 기업 호반건설의 의장을 맡게 되면서 호반그룹의 2세 경영체제도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호반그룹은 지난 2일 김대헌 기획총괄사장을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하는 등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 수석부회장 겸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이동하고, 변부섭 호반건설 건설안전부문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송 부회장과 각자대표를 맡는다.
김 사장은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호반그룹은 김 사장이 앞으로 호반건설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그룹 경영전략 수립·실행 등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반건설의 사업 운영은 전문경영인인 송 부회장과 변 사장이 맡고, 김 사장은 이사회를 중심으로 경영전략과 주요 현안에 관여하는 구조다.
1988년생인 김 사장은 2011년 호반에 입사해 미래전략실 상무와 전무 등을 거쳐 2018년 부사장에 이어 2020년 기획총괄사장에 올랐다. 이후 그룹의 신사업과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담당했다.
김 사장의 지분 승계는 일찌감치 이뤄졌다. 2018년 12월 호반건설이 계열사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김 사장은 합병법인 호반건설 지분 54.7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김상열 창업주와 부인 우현희 태성문화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0.51%, 10.84%였다.
김 사장은 최대주주가 된 이후 기획총괄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이번 이사회 의장 내정은 김 사장의 공식적인 경영 역할이 한층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호반그룹은 건설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력 인프라 등으로 넓혀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대한전선 인수다.
대한전선은 호반그룹 편입 후 초고압 케이블과 해저케이블, 해외 전력망 사업을 확대했다. 대한전선의 매출은 2020년 1조5968억 원에서 지난해 3조6360억 원으로 127.7%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6억 원에서 1286억 원으로 127.2% 상승했다.
김 사장도 대한전선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2024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으며,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하지만 대한전선의 지배구조는 호반건설과 다르다. 대한전선의 최대주주는 지분 39.91%를 보유한 호반산업이다. 호반산업의 최대주주는 김상열 창업주의 차남인 김민성 부사장이다. 지분 41.99%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의 2세 지배구조는 세 축으로 나뉜다.
첫째 김대헌 사장, 둘째 김윤혜 사장, 막내 김민성 부사장이 각각 호반건설, 호반프라퍼티, 호반산업의 최대주주다. 김윤혜 사장이 지분 30.97%를 보유한 호반프라퍼티는 아브뉴프랑 등 복합상업시설의 개발·운영이 주 사업이다.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도 거느리고 있다. 호반산업은 건설사업과 함께 대한전선을 통한 전력 인프라 사업이 주요 사업축이다.
다만 주요 회사 사이에 지분관계가 남아 있어 독립적인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는 아니다. 호반산업의 경우 호반건설이 11.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호반프라퍼티도 4.67%를 갖고 있다. 호반프라퍼티는 김민성 부사장이 20.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호반산업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해 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호반건설 이사회 의장에 오르게 된 김 사장이 그룹 전체에서 어느 정도 경영 영향력을 행사할지와 함께 향후 3남매의 사업영역과 지배구조가 어떻게 정리될지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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