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속앓이’…하락한 수익성·갈길 먼 지분승계

영업이익 16.2% 감소·순이익 흑자전환도 환율 덕…유니컨버스 흡수합병으로 승계 길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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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한민옥 기자] 조원태 사장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대한항공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진 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면서 조원태 사장으로의 지분승계 길마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2922억원과 영업이익이 939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보다 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2% 줄어든 수치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다시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9.6%7.8%로 낮아지며 다시 8%선 아래로 밀렸다. 순이익은 8019억원으로 전년 5568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순이익 흑자 전환은 외화환산차익 영향이 크다. 2016년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08.5원이었지만, 지난해 말 환율은 1071.4원으로 137.1원 차이가 난다.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810억원의 이익을 얻는 구조여서 환차익으로만 지난해 1130억원의 이익을 본 셈이다.

이처럼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조원태 사장의 첫해 경영 성적으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사장은 조양호 한진 회장 장남으로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를 의식한 듯 대한항공은 평소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내놓던 실적을 이번에는 대한항공 본체만 따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발표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9562억원, 영업이익률은 8.1%로 연결기준보다 다소 올라간다. 순이익은 9079억원이다.

수익성 하락보다 더 큰 고민은 미완으로 남아 있는 조원태 사장의 지분승계다. 조 사장이 한진그룹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서는 아버지 조 회장이 가지고 있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승계해야 하는데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길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3분기 말 보통주를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해 최대주주이나 조 사장이 가지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동생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은 각각 한진칼 지분을 2.31%, 2.30%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승계하려면 세금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당초 계열사인 유니컨버스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11월 유니컨버스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증여함으로써 지분승계 구도가 복잡해졌다는 게 일각의 설명이다.

유니컨버스는 2007년 설립된 정보기술(IT) 업체로 조 사장이 최대주주이다. 그동안 한진그룹의 IT관련 일감이 집중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배당을 늘려 승계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대한항공은 올해 7년 만에 보통주 1주당 250(우선주 1주당 300), 시가배당률 0.7%로 배당을 재개했다. 한진칼은 설립 이후 아직까지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쉽지는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 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34%이고, 한진은 0.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moha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