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연임’ 어땠길래…KT&G, 주총 앞두고 주주 갈등 고조

기업은행 등 반대에 표대결 불가피…외국인 주주 표심 가를 ISS 의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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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백복인 KT&G 사장의 연임 여부를 판가름할 정기 주주총회가 임박하면서 KT&G 측과 주요 주주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오는 16일 대전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백 사장의 연임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백 사장의 임기는 이달 만료된다.

이에 KT&G는 지난달 초 사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백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하지만 KT&G1·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IBK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양측 간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백 사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영남대학교를 나왔다. 1993년 한국담배인삼공사(KT&G)에 입사해 마케팅본부 본부장,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생산R&D부문 부문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기업은행 등이 백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먼저 백 사장이 '셀프 연임'을 했다는 것이다.

KT&G는 지난 131일 사장 공모 공고를 낸 후 불과 4일 만에 후보 결정까지 모든 절차를 마쳤다. 지원서 접수 2, 서류 심사 1, 면접 1일 등으로 통상 지원서를 받는 데만 5일의 기간을 두는 다른 회사들의 사장 공모 절차와 비교할 때 '속전속결'로 끝냈다는 지적이다.

지원 자격도 KT&G ·현직 전무 이상, 계열사 사장 출신 등 내부 인사로 한정함으로써 불공정했다는 주장이다. 백 사장 이전 사장 공모 때에는 후보 자격을 외부 출신까지 개방한바 있다.

기업은행 등은 또 백 사장이 CEO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T&G2011년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분식회계 등 해외 사업과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때 백 사장이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해외 신사업을 주도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금융감독원도 의혹에 대해 감리 중이다. 검찰 수사와 감리 결과에 따라 CEO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G 측은 공시를 통해 "사추위는 투명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장 후보를 추천했다""담배사업 전문성과 경험 등을 핵심역량으로 판단해 지원 자격 요건을 정했고 공모기간은 사장이 되고자 하는 자는 이미 충분한 사전 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관련 의혹 등에 대해서도 감사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자체 검증 및 확인 절차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특히 KT&G 노조 등은 관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를 위해 기획재정부(지분율 51.8%)가 대주주인 기업은행이 경영 간섭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표 대결의 향방은 아직 불투명하다. 국민연금과 기업은행이 1·2대 주주이기는 하나 KT&G의 지분은 외국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T&G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53.16%.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58.5%까지 올라간다.

주주총회에서 상정된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KT&G 주주총회에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75~80%가 참석했다. 지난해 주총 참석률은 77.7%. 현재 국민연금과 기업은행의 KT&G 지분은 9.89%7.53%로 합하면 17.42%. 이들이 백 사장의 연임을 무산시키려면 최소 외국인 지분 30%는 확보해야 한다는 계상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주주의 표심은 조만간 발표될 국제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권고 의견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ISS12일 전까지 권고 의견을 주주들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ISS의 권고 의견이 실제 의결권 행사에 반영되는 비율은 74.3%에 달한다.

한편 이번 주총에는 백 사장 연임 외에 기업은행이 요구한 현행 이사회 이사를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안건도 상정된다.

rub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