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사외이사진, 통신 전문성은...'없음'

교수, 청와대 검찰 등 권력기관 출신이 장악...기업 경영 경험자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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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사외이사진을 분석한 결과, 통신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통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 심도 있는 의사결정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인물이 거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통신3사의 사외이사진은 이 달 열릴 주주총회에 신규 선임 또는 재선임안이 상정된 6명의 후보를 포함해 총 17명이다. KT가 가장 많은 8명의 사외이사진을 꾸리고 있으며, SK텔레콤이 5명, LG유플러스가 4명이다. 

17명의 사외이사 중 현직을 기준으로 하면 교수가 9명으로 가장 많고, 변호사와 법무법인 고문이 각각 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교수들의 전공분야는 경영학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요 경력을 기준으로 하면, 교수 등 학계가 8명, 청와대, 산업자원부, 국세청 등 공직자 출신이 5명, 검찰 출신이 2명, 언론사 출신이 2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 전문성 있는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참여하고 있지만, 통신3사의 주력 사업인 통신을 전문 분야로 하는 사외이사는 극히 적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외이사 제도가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전문성과 함께 기업의 주력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할 경우 경영진의 의도대로 이사회 운영이 이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통신기업 역시 사외이사진이 통신과 ICT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현재와 미래의 통신 분야를 읽고 독립적인 의견 제시와 의사결정 참여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외이사의 현직과 주요 경력이 학계, 관계, 법조계에 집중되면서 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인물이 부족하다는 것도 우려의 대상이다. 

이사회가 복잡해지고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서 경영진의 전략을 승인하는 게 주된 역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풍부한 기업 운영 경험을 갖춘 인물이 좀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통신3사 사외이사 중 통신 또는 ICT 분야 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인물은 거의 없다. 

통신3사의 사외이사는 최근 수년간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경우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원인의 하나로 통신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사외이사가 부족했다는 점이 꼽힌다.

이 달 통신3사 주주총회에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3명도 이같은 기준으로 보면, 역할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KT가 이 달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각각 시민운동과 정부 관료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통신분야 전문성이나 기업 경영 경험과는 거리가 있다. 이들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주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른바 ‘코드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