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내건 과기정통부 위원회, 절반 이상 '휴업'

소관 위원회 27개 중 15개 위원회, 대면회의 한차례도 없어

  •  
  •  
  •  
  •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위원회인 정보통신전략위원회는 정보통신 진흥·융합 활성화 정책 심의·의결, 관련 법제도 개선 요구, 연구개발 우선순위 권고, 국가정보화 주요 사항 심의·의결 등 4차 산업혁명과 ICT 융합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이 위원회는 위원들이 참석하는 본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서면회의만 한 번 진행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은 정보통신전략위원회뿐만이 아니다. 과기정통부 소관 위원회 중 절반 이상이 한 번도 대면 본회의를 열지 않았다.

25일 과기정통부 소관 행정기관위원회 현황 및 활동내역서에 따르면, 지난해 27개 과기정통부 소관 위원회 중 국가우주위원회, 원자력진흥위원회, 주파수심의위원회 등 15개 위원회가 대면 본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들 위원회는 대부분 1~2차례의 서면회의로 갈음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위원장인 국가우주위원회는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 차관과 교수 등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지만, 지난해 대면회의는 없었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관련 정부 정책과 관계부처 업무조정, 재원조달 및 투자, 우주발사체 발사 허가 등을 심의하는 곳으로, 우주개발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그 역할이 매우 크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면 본회의는 단 한 번에 그쳤다. 

방송통신발전기금운용심의회와 정보통신진흥기금운용심의회도 지난해 대면회의를 열지 않았다.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연간 운영규모는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기금의 결산보고와 운용계획안 심의 등은 모두 서면으로 처리됐다. 두 위원회 모두 김용수 과기정통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연구실 안전정책 심의 조정, 부처간 협의·조정 역할을 하는 연구실안전심의위원회 역시 대면 본회의는 구성된 첫해인 2016년 한 차례가 전부다. 지난해는 서면회의만 두 차례 열렸고, 올해는 5월 말 현재 아무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대면회의와 서면회의 모두 열지 않은 위원회도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협의회는 과학벨트 내 관련 기관과 단체의 공동발전방안을 협의하는 곳이지만, 2015년 마지막 본회의를 연 이후 현재까지 회의 개최가 전무하다.

이밖에 공익성심사위원회, 국가핵융합위원회, 여성과학기술인육성위원회, 공중케이블정비협의회, 전문심의회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간 단 한 차례도 대면 본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처럼 저조한 위원회 회의는 올해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 말까지 5개월 간 서면회의까지 포함해 한 차례도 회의가 없었던 위원회가 8개, 한 차례 개최한 위원회가 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의 상당수가 심의·의결 기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위원회가 다루는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 위원회의 운영 실태를 보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내실 있게 진행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운영방식이 계속될 경우 다양한 관련 부처 장차관과 민간 전문가가 함께 모여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낸다는 위원회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위원회가 유명무실하게 유지될 수 있는 요인의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대부분의 위원회가 별도의 존속기간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위원회 설립 목적이 달성된 경우에도 내실 없이 유지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위원회 활동을 점검하고 필요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정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