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정용진 부회장 온라인 대전 승자는?

롯데-신세계 이커머스 사활...오너 대리전 선발 등판한 김경호-최우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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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롯데와 신세계의 이커머스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면서 맞대결의 선발투수격인 김경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와 최우정 신세계 온라인신설법인 대표 내정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지난 13일 임시주총을 열고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 분할계획을 승인, 각각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이 분할 신설했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이사회와 주총에서 합병안 승인을 거쳐 내년 3월 합병 신설법인(가칭 쓱닷컴)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이커머스 사업 추진주체로 이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시킨 롯데와 온라인 유통시장을 놓고 사활을 건 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두 그룹의 온라인 사업은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신임을 받은 젊은 CEO인 김경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본부 대표와 최우정 신세계 온라인신설법인 대표 내정자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경호 대표(1967년생)와 최우정 대표(1966년생)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커리어 대부분을 온라인 유통사업 경력으로 채워 그룹 내 최고의 이커머스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김경호 대표는 1994년 롯데그룹 공채로 대홍기획에 입사한 뒤 1996년 롯데닷컴 설립 때부터 온라인 사업에 맡았다. 롯데닷컴에서 경영전략팀장, 마케팅기획팀장, 마케팅부문장, 영업부문장, 영업본부장에 이어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롯데그룹에서 줄곧 경력을 쌓은 김 대표와는 달리 최우정 대표는 다채로운 이커머스 경력을 갖고 신세계그룹에 영입된 케이스다. SBS PD 출신인 최 대표는 운영하던 인터넷 음반 유통기업이 다음커뮤니케이션에 인수되면서 다음에 합류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이커머스부문장으로 일했고, 2006년에는 다음에서 분사한 디앤샵 대표를 맡았다. 2010년 신세계에 영입된 뒤 그동안 그룹의 이커머스를 챙겨왔다. 전자지급결제대행기업 신세계페이먼츠 대표도 겸하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 사업성적표는 최 대표가 다소 앞선다. 최 대표는 총괄해온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몰 쓱닷컴(SSG.COM)을 빠르게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쓱닷컴 매출은 2015년 1조806억 원에서 2017년 2조59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김 대표가 몸담은 롯데닷컴은 2017년 매출 1946억 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4.7% 감소했다. 3년 연속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21억 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이들 두 CEO의 대결은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대리전으로 받아들여진다. 두 오너 모두 이커머스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0월 말 온라인신설법인에 대한 1조 원 규모 해외 투자유치를 확정하면서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해왔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온라인 신설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 유통사업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경호 대표와 최우정 대표 모두 투자금 등 활용할 수 있는 화력이 상당하다. 그만큼 달성해야 하는 목표도 크다. 


롯데그룹은 향후 5년 간 3조 원을 온라인 사업에 투입한다. 온라인 통합에 1조 원, 시스템 개발에 5000억 원, 고객 확보 마케팅에 1조5000억 원을 쓸 예정이다. 롯데는 내년 상반기에 한 번의 로그인으로 7개 유통 계열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투게더 앱’을 먼저 오픈하고, 2020년 상반기에 유통 계열사 온라인몰을 통합해 하나의 앱에서 모든 롯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롯데 원 앱(가칭)’을 오픈할 생각이다. 롯데는 이를 통해 2022년 온라인 매출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는 2023년 온라인 매출 10조 원이 목표다. 이를 위해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온라인 물류 인프라, 상품 경쟁력, IT 시스템 등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두 CEO가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김경호 대표의 큰 과제는 덩치 큰 유통 계열사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백오피스 통합을 시작으로 수익 배분 등 여러 난제를 조율,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의 능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이 얼마나 힘을 싣느냐가 관건이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을 분할, 합병해 신설법인을 만드는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어려움이 덜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우정 대표에게는 온라인신설법인의 핵심 거점으로 삼으려던 하남 온라인센터가 지역주민 반대로 무산된 것이 뼈아프다. 결국 하남 온라인센터 설립 계획을 철회한 신세계그룹은 대체 부지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