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현대차가 바뀐다] ③과감한 투자로 미래 주도권 확보

2023년까지 5년 간 45조3000억 원 투자..."시장판도 주도하는 퍼스트무버, 게임체인저"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현대자동차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부쩍 서두르고 있다. '정의선 체제' 이후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를 넘어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이자 게임 체인저로 도약’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세운 이후 움직임은 더 빨라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는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미래 준비를 주도해온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 중심에 서면서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한 투자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가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의 하나가 수소전기차다. 경쟁사에 비해 한 발 앞서 수소전기차에 집중해온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 국내에서 연간 50만 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갖춰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 선두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20여개 부품 협력사와 연구개발, 설비 확대 등에 8조 원을 투입한다. 우선 연간 3000대 규모인 현재 수소전기차 생산능력을 2020년에 1만1000대로 늘리기 위해 내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한다.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는 신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기업, 선박, 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료전지시스템 수요가 늘어나 2030년에 수소전기차와 별도로 연간 20만 기의 연료전지시스템 외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친환경부품 전용공장 내에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능력을 4만 기로 확대하고, 추가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70만 기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50만 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갖춰 시장 선두 지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충북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열린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제2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세 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네 번째) 등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현재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톱클래스”라며 “내연기관에서는 추격자지만, 수소전기차는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준비는 수소전기차 외에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비롯해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과 미래 기술에 2023년까지 5년 간 45조3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금액의 3분의 1인 14조7000억 원이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투입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6000억 원 규모였던 미래 기술 투자를 올해 2조4000억 원으로 4배 늘린데 이어 매년 확대할 방침이다.

분야별로는 차량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에 5년 간 6조4000억 원을 투자하고, 차량 전동화에 3조3000억 원.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기술에 2조5000억 원. 선행개발과 연구개발 지원에 2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을 목표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기업인 그랩과 전기차 전용차량 호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인도 카셰어링 기업 레브, 미국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 미고, 호주 P2P 카셰어링 기업 카넥스트도어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모빌리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강화해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사업기회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분야에서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모든 타입의 모델을 개발해 2025년 44개 모델에 걸쳐 연간 167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출시해 상품성, 효율성과 함께 전기차 시스템 응용 기반의 혁신성을 높일 방침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두 분야에서 모두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전기차 넥쏘(위)는 한 번 충전으로 609㎞를 주행할 수 있으며, 전기차 모델 코나 일렉트릭(아래)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6㎞다.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동안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차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 이미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0㎞를 넘을 정도로 톱클래스에 있다”며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모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스마트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관련 기술을 꾸준히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2021년 국내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범운영을 목표로 글로벌 선도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혁신성과 안전성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100여년 만에 찾아온 패러다임의 격변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최근의 변화가 게임 체인저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어 미래 산업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투자 확대에 더욱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