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새 얼굴들, 호된 신고식…하반기 실적 반등 관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정철동 LG이노텍 사장, CEO선임 후 첫 분기 실적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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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전자업계 CEO가 대부분 유임된 가운데 등장한 새내기 CEO 2인방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와 정철동 LG이노텍 대표가 취임 첫 분기에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나빠진 업황속에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이들은 실적 회복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공통점을 갖게 됐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와 LG이노텍의 2019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두 회사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나빠졌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6조7727억 원의 매출과 1조366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3%, 68.7% 줄었다. 50%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로 떨어졌다. 메모리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예상보다 빠른 가격 하락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장 악화가 예견됐다는 점에서 SK하이닉스가 받은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하지만, 6년간 SK하이닉스를 이끌며 고공행진을 이어온 박성욱 전임 CEO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석희 사장으로서는 빠른 실적 반등이 발등의 불이 됐다. 

다만, 향후 시장 악화 추세가 완화되면서 이석희 사장으로서는 반등을 모색할 여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수요가 하락추세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석희 사장은 시장 상황이 과거보다 좋지 않지만 그동안 축적한 시장지배력을 발판으로 다소 긴 호흡 속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기술 혁신과 생산 효율을 통한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고객 대응력을 높여 시장 불확실성을 타개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임 CEO를 맞은 LG이노텍도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LG이노텍은 1분기에 매출 1조3686억 원, 영업손실 11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20.5%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카메라모듈과 모바일용 기판 판매가 줄었고, 신모델에 대응하기 위한 고정비가 늘어나 실적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정철동 사장에게는 1분기 실적 결과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LG이노텍은 주력분야인 카메라모듈 사업의 과도한 애플 의존도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하지만, 애플 외의 고객 확보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LED 등 차세대 사업의 성장도 더딘 편이다.

정철동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구조 고도화와 수익 중심 사업 운영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 LG이노텍이 2분기 흑자전환과 함께 하반기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철동 사장이 실적 부담을 덜어내고 광범위한 사업구조 변화와 체질 개선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