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빠진 삼성중공업...남준우 대표 취임후 적자 눈덩이

2019년 매출 늘렸으나 영업이익 -6166억 원, 적자 폭 확대…당기순이익 -1조1194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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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남준우 대표 취임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 2019년 기준 6166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는데, 이는 최근 4년간의 연간 영업이익 가운데 최저치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중공업의 연결재무제표기준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6166억 원, -1조118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4093억 원, -3882억 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삼성중공업은 2018년 1월 남준우 사장을 선임했다. 남 대표 취임 이전 삼성중공업은  2016년 1472억 원, 2017년 524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남 대표의 첫 과제는 '실적 개선'이 꼽혔다. 

남 대표는 취임 이후 대규모 희망퇴직 단행, 고정비 감소 등을 진행하며 흑자전환의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남 대표 취임 1년 차인 2018년 기준 영업이익은 -4093억 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적자 폭이 감소했다.

하지만 2019년 기준 영업적자 폭이 또 다시 확대됐다. 지난 해 3분기 드릴십 2척에 대한 계약이 해지된 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지된 드릴십 2척은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시추선사 오션리그로부터 2013년 8월과 2014년 4월에 수주한 선박이다. 오션리그는 지난 해 트랜스오션에 인수됐으며 계약은 자동 양도됐다.

트랜스오션은 지난 9월25일 삼성중공업에 드릴십 계약이행 포기 의향서를 보내왔다. 삼성중공업은 기존에 수수한 선구금 5억2400만 달러 전액 몰취와 선박 소유권 귀속 등 보상 합의를 완료하고 10월29일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의 2019년 기준 영업손실폭은 남 대표 취임 이전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해 기준 영업이익은 남 대표 취임 이전인 2017년(-5242억 원) 대비 924억 원 낮은 수치다.

이 기간 순손실 규모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3407억 원에서 2018년 -3882억 원, 2019년 -1조1194억 원으로 2년 새 약 3.3배 확대됐다.

다만, 매출액 규모는 회복세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018년 5조2651억 원에서 2019년 7조3497억 원으로 39.6% 증가했다. 조선업은 업계 특성상 인건비, 판관비,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 비중이 타 산업 대비 높다. 일감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하면 고정비 부담이 비교적 높아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모두 악화됐다. 2019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3.5%로, 직전년도 말(111.7%) 대비 41.8%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부채 규모가 7조5366억 원에서 8조3585억 원으로 10.9% 늘었지만, 자본 규모는 6조7463억 원에서 5조4449억 원으로 19.3% 감소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악화됐다. 2018년 말 20.4%에서 2019년 말 27.7%로 7.3%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남준우 대표는 1958년생으로 울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고, 2009년 삼성중공업 PM팀장 상무, 2010년 삼성중공업 고객지원팀장 상무, 2012년 삼성중공업 시운전팀장 상무, 2013년 삼성중공업 안전품질담당 전무, 2014년 삼성중공업 생산1담당 전무, 2017년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부사장을 거쳐 2018년 1월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남 대표는 올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연임이 결정돼 다가오는 2021년 1월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영업손실 폭이 확대돼 경영정상화가 눈에 띄는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가운데, 자리를 유지한 남 대표가 올해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