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 “10월 AI CAD 시대 열겠다”

“AI가 방대한 CAD 도면 학습…원하는 집 형태 말하면 기본 설계도면 그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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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중/인터뷰]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 “10월 AI CAD 시대 열겠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연내에 AI CAD 개발을 완료해 CAD 프로그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에 수많은 CAD 도면을 학습시켜 사람이 원하는 집의 형태를 입력하면 설계도면을 그려주는 AI CAD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오는 10월이면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외산 글로벌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CAD 분야에서 30년 이상 우직하게 개발에 몰두하며 국산 CAD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인텔리코리아의 박승훈 대표는 CAD 프로그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기존의 설계도면을 분석하고, 새로운 설계도면을 만들어주는 AI CAD가 그것이다.

박승훈 대표는 “1년 전부터 AI CAD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그는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인데, 한국에서는 아무도 안 하고 있어 우리가 해야겠다고 생각해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개발 중인 AI CAD는 딥러닝 방식으로 수많은 설계도면을 학습시켜 텍스트를 인식해 설계도면을 만들어내고, 설계도면을 분석해 필요한 물량을 자동으로 산정해 원가계산까지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예를 들어 100평 규모의 남향집에 방 4칸, 화장실 2개 등 필요한 조건을 텍스트나 말로 입력하면 AI CAD가 여러 개의 설계도면을 그려 준다. 사람이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수정 보완하는 식으로 설계도면을 완성할 수 있다. 

또 AI가 기존의 설계도면을 보고 면적, 방의 수, 벽의 구성 등 필요한 내용을 파악해 실제 건축에 필요한 물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원가계산까지 쉽게 할 수 있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 “10월 AI CAD 시대 열겠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30년 이상 혼신의 힘을 다해 CAD 프로그램 개발과 시장 개척에 매진해 국산 CAD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AI CAD가 활용되기 시작하면 쉽게 설계도면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수많은 건물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승훈 대표는 대표적인 CAD 프로그램인 오토데스크의 ‘오토캐드’를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이후 수입 판매에 머물지 않고 독자 제품을 개발하기로 마음 먹고 서울 당산동 뒷골목 지하 사무실을 얻어 CAD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다. 이 때가 34년 전인 1990년이다. 

박 대표는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국산 제품 개발과 판매는 쉽지 않았고, 사업을 접어야겠다는 생각도 수 없이 했지만,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으니 끝장을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티면서 제품을 개발하고 판로를 개척했다”고 회고했다. 

CAD는 국내에서도 많은 해외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CAD 프로그램이 40여 개에 달하는데, 대부분 외산 제품이다. 

인텔리코리아는 1998년 첫 번째 CAD 프로그램을 개발, 출시한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의미 있는 시장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인텔리코리아의 캐디안’은 현재 국내 CAD 프로그램 시장에서 오토캐드, 레빗, 스케치업에 이어 1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4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공공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인텔리코리아의 캐디안은 제품 성능은 물론 높은 가성비와 국내 설계자에 필요한 기능을 신속하게 대응(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인텔리코리아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현재 박차를 가하고 있는 처리 속도를 대폭 높이는 개발작업이 완료되면 오토캐드와 더 대등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처리속도 향상은 2개월 뒤면 업그레이드 형태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인텔리코리아는 최근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129개 국가에 CAD 프로그램을 판매한 실적을 갖고 있다. 현재는 국가별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승훈 대표는 “작년부터 해외 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전사 매출의 2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 “10월 AI CAD 시대 열겠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기부를 비롯해 사회공헌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는데 관심을 갖고 농어촌 학생 정보화 교육 등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텔리코리아는 기부를 비롯해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꾸준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를 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서울51호로 대한민국 대표 고액 기업기부자 모임인 사랑의열매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했다. 

또 저소득층 대상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육성 기부 캠페인에 참여하고, 사회복지시설 미혼모 대상 CAD 프로그램 교육 및 취업 알선 활동도 했다. 이밖에도 연탄은행 기부, 한국장애우마을 후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승훈 대표는 “ESG가 시대의 흐름이다. 개인적으로 학생 시절에 학비가 없어 정말 어렵게 학업을 마친 경험도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좀 안정화됐기 때문에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