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 연임 첫행보, 경쟁자 제거?

2인자격 황은연 사장 좌천, 김진일 사장 퇴임..차기회장 잠재적 경쟁자 교통정리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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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정권공백기를 틈타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첫 행보가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준양 전 회장이 연임을 위해 그룹 2인자를 제거했던 것과 닮아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임원 인사에서 그룹 2인자이자 실세로 평가받고 있는 황은연 경영지원본부장(사장)을 전무급이 맡던 포스코인재개발원장으로 내정했다. 계열사 대표 이동이지만 그룹 핵심 권력 구도에서 제거한 것이나 다름없다. 포스코인재개발원은 2015년 초 박귀찬 포스코건설 전무가 발령 받아 자리를 지켜왔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심판에 따른 정권공백기를 틈타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이 차기 정부에서 포스코 회장직을 비롯한 인사에 외부 압박이 있을 가능성을 대비, 선택지를 줄여 경쟁 우위에 있고자 하는 포석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임 정준양 회장 시절에도 윤석만 전 사장이 2인자로서 차기 회장에 오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국 정권 실세 개입 논란 속에서 정 회장이 수장에 올랐다. 권 회장으로선 가장 배제하고픈 시나리오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임 포스코 수장인 정준양 전 회장 역시 연임을 하기 위해 당시
2인자였던 김진일 전 사장을 해외로 발령 냈다. 비록 반발에 막혀 계열사 이동에 그치긴 했으나, 김 전 사장은 차기 포스코 회장 레이스에서 떨어져 나갔다.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는 아예 퇴임하며 삭주굴근(削株堀根)’ 당했다.

일각에서는 권 회장과 황 사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와 관련해 검찰과 포스코 이사회 등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사이가 멀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 하지만 권 회장은 최순실 사건 발단이 있기 전부터 황 사장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2월 황 사장이 승진하면서 등기임원(사내이사)으로 선임될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됐지만 권 회장의 선택은 최정우 가치경영센터장(부사장)이었다. 포스코 사장이 등기임원으로 선임되지 않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2012년 권 회장이 기술총괄장(사장) 재임 당시 미등기임원이었던 것은 한 번 뿐 이다. 최 부사장은 권 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며 포스코 내에서 권력 순위 5위권에 해당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이 취임하며 당시
CR본부장이던 황 사장을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 대표로 발령 냈다가, 20157혁신 2.0’을 발표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시 불러들였다고 보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유례없는 적자에서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한 그에게 그룹 실세로 불리는 황 사장은 눈엣가시로 여겨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황 사장은
1958년 생으로 1987년 포항제철(현 포스코)로 입사해 마케팅전략실장(상무)과 마케팅본주(전무)를 역임한 회사 내부 사정에 매우 정통한 인물로, 수익 강화 전략을 짜기에 적임자다.

일단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으로서는 정경유착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재계 관계자는 황 사장은 친정치권 인사로 유명해 연임한 권 회장 입장에서는 혹시 모를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그를 시한폭탄으로 여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지난해 초
4·13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구 서구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았을 정도로 정치적 성향이 강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는 성균관대 법대 동문으로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지난해 승진 당시 인사 배경에 정치권 입김이 작용했다는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연임 첫 행보로 그룹 실세 인사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선 권 회장이 정권교체기 불확실성을 딛고
3년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 회장은 다음달 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통과하면 본격적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