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선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랐고, 메리츠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기 순위가 뒤바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투자협회 공시실에 공시된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 11조1623억 원(개별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증권사들이 사업 확대를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서면서 순위 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에서는 자기자본에 따라 할 수 있는 사업과 한도가 정해져있다. 자기자본이 3조 원이 넘으면 종투사(종합투자사업자, 신용공여 등 기업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 4조 원 이상이면 초대형IB(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사업 판매 가능), 8조 원 이상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 사업자로 신청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 확충에 힘썼다. 3월에는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증권사 중 처음으로 자기자본이 10조 원을 넘겼다. 9월에는 9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자기자본을 늘린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IMA 사업 인가와 함께 업계 최초로 IMA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IMA 사업자로 인가받은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이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한국투자증권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10조4117억 원으로 집계되며, 한국투자증권(11조1623억 원) 대비 7500억 원 가량 뒤졌다.
이외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도 상위권 쟁탈에 성공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사업 여력 확대를 위한 자본 확충에 나섰다. 2월 1800억 원, 3월에는 500억 원과 294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7조5353억 원으로, 전년(6조2977억 원) 대비 19.7% 증가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키움증권은 호실적을 통해 자본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 활황과 IB부문 성장에 힘입어 실적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조4882억 원, 1조1150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대비 35.0%, 33.5%씩 늘었다.
한편,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서도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달 열린 이사회에서 7000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전액은 운영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달 자본확충 및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2000억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