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아모레, 더 벌어진 영업이익률

올 상반기 13.1%p 차...중국시장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 차이가 실적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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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을 기점으로 엇갈리기 시작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올해 상반기 13.1%p까지 벌어졌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생활건강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최근 10년간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률이 앞섰지만, 2017년 역전된 후 LG생활건강이 격차를 벌리며 뚜렷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4.2%에서 2016년 16.2%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2013년 4000억 원대였던 영업이익은 매년 수직상승한 결과, 2016년 1조828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더 이상 증가하지 못하고 2017년 7000억 원대, 2018년 5000억 원대, 2019년 4000억 원대로 연속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12.1%, 2018년 9.0%, 2019년 7.9%로 매년 하락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제친데 이어 격차를 벌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011년 4008억 원에서 지난해 1조1764억 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1.3%에서 15.3%로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 시점(2018년)은 아모레퍼시픽그룹보다 2년 늦었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까지 15년 연속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또 2005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1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폭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011년 4008억 원에서 2019년 1조1764억 원으로 9년 만에 7756억 원(193.5%)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4347억 원에서 4983억 원으로 636억 원(14.6%) 증가에 그쳤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두 기업의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졌다. LG생활건강이 영업이익 6370억 원, 영업이익률 17.3%를 기록한데 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영업이익 1041억 원, 영업이익률 4.2%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규모가 아모레퍼시픽그룹보다 6배 이상 많고, 영업이익률 격차는 13.1%p에 달했다. 

이처럼 두 기업의 수익성이 역전되고 격차가 벌이진 요인은 중국시장 대응전략과 제품 포트폴리오 차이가 꼽힌다.

사드 사태로 2017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어 국내 화장품 업계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구매 제한정책을 강화한 결과, 면세점 매출이 대폭 줄었다. 중국에서 빠르게 늘려온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 매장도 꾸준히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중저가 제품군 대신 럭셔리 브랜드 ‘후’를 중심으로 한 고급 화장품에 집중해 빠른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후 브랜드는 2018년 매출 2조 원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2조5836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도 두 기업에 다르게 나타나면서 실적 차이를 키웠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장품 시장의 부진에 그대로 노출된 반면,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음료 등 타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 실적 하락을 막는 완충재 역할을 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