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1년 만에 흑자전환 기대

구원투수 능력발휘...6분기 연속 영업손실 마감,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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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5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패널가격 상승 등 사업환경 개선, 대형 OLED 양산체제 가동, 플라스틱 OLED(P-OLED)의 적자 축소 등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디스플레이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 합계는 2조2382억 원에 달한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실적 부진에 고전했다. 중국 기업들의 공급 급증에 따른 공급 과잉과 미중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국제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급락한 것이 장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부진을 씻고 하반기에 반등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6조8000억 원 대의 매출과 함께 2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또 4분기에는 7조 원 가량의 매출과 함께 5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KB증권, DB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4개 증권사 중 2곳이 3분기 영업이익을, 2곳이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4분기도 2곳이 흑자를, 2곳이 적자를 예상했다. 이처럼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2분기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모두 만회하고 분기 손익분기점 수준에 다다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3분기 또는 4분기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LG디스플레이 실적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한 이유로 P-OLED 적자폭 감소, 광저우 OLED 생산라인 본격 가동, 패널 가격 개선이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3분기 63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P-OLED 사업에서 해외 전략고객 물량 증가로 가동률이 상승해 적자폭이 크게 줄고, 대형 OLED도 중국 광저우 공장이 6만 장 풀가동 체제가 돼 관련 적자 역시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이들 부문에서 약 4300억 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추정했다. 또 LCD 패널 가격 흐름이 TV용과 IT용 모두 강세여서 TV용 LCD 적자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고, IT용 LCD 이익이 예상보다 커 턴어라운드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P-OLED사업부의 결실이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며, 패널 기업들의 공급 조절과 빠르게 반등하고 있는 세트 수요가 맞물려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 광저우  8.5G 대형 OLED 패널 공장이 양산에 돌입해 대형 OLED 생산 규모가 월 13만5000대 규모로 확대돼 공급부족현상이 해소된다는 점을 하반기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용퇴한 한상범 전 부회장에 이어 지난해 9월 CEO로 선임된 정호영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CES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에 지난해 하반기나 올해 상반기보다는 더 개선된 경영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 전체의 흑자 전환과 경영 정상화의 조건들을 차츰 만들어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8개월 전 정 사장의 조심스러운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지난 6월 8년 만에 경영목표를 ‘최고의 디스플레이 솔루션 기업’으로 바꾸고, 대형 OLED와 P-OLED를 중심으로 턴어라운드 이끌겠다는 전략을 밝히는 등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비전체계를 바탕으로 ▲대형 OLED 대세화 ▲P-OLED 턴어라운드 ▲LCD 구조혁신 가속화 등 3가지 핵심 전략과제를 달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 같은 전략이 개선된 시장상황과 맞물려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거시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본다”며 “3대 핵심과제로 추진 중인 대형 OLED 대세화, P-OLED 사업 턴어라운드, LCD 구조혁신의 가시적 결과물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