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고성장에 고용량 MLCC 수요가 급증하며 삼성전기가 수혜를 입고 있다. 특히 내년 IT용 MLCC 수요 회복과 고부가 전장용 수요 증가 전망이 나오면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높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기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컴포넌트 부문의 가동률은 지난해 말 81% 대비 17%p 상승한 98%를 기록했다.
매출 비중이 45.2%인 컴포넌트 부문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MLCC는 스마트폰, 가전 전자제품 등 다양한 IT 기기에 들어가는데, 지난 몇년간 IT시장 수요 둔화로 컴포넌트 평균 가동률은 2020년 92%에서 2022년 58%까지 하락했다. 뒤따라 실적도 감소하며 2023년 매출 3조9030억 원, 영업이익 3616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AI 서버에서 MLCC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가동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엔비디아가 최신 AI GPU '블랙웰'을 출시하며 MLCC 탑재량이 대폭 늘어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2022년 92%를 넘긴 98%를 기록했다.
MLCC는 AI 서버에 대략 일반 스마트폰 대비 28배 많은 2만8000개가 들어간다. 더불어 AI 고성능화에 따라 기술 난이도가 높은 고용량 MLCC 수요가 늘어나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삼성전기, 일본 무라타 등 소수 기업만이 수혜를 입고 있다.
가동률이 실적을 선반영하듯 매출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최대 매출을 갱신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7.5%로 2021년(22.3%)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2021년은 MLCC 공급 부족으로 높은 가격에 따라 수익성이 높았다.
한편, 높은 가동률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는 내년 아이폰 수요 반등, AI PC 교체 수요 증가 등으로 IT용 MLCC 시장이 회복되면 공급 부족 국면에 접어들어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서버 시장 외에도 삼성전기가 기대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전기차 시장이다. 전장용 MLCC는 고온, 고압의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하는 게 중요해 요구되는 기술력이 높아 MLCC 포트폴리오 라인에서 가장 고부가로 통한다.
올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8%(유럽 +26%, 미국 +6%) 증가하는 등 전기차 시장이 점차 회복하고 있어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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