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정유업 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의 연구개발비 증가폭이 다른 정유 3사를 크게 웃돌았다. 배터리 부문을 제외해도 증가폭은 두드러졌다.
정유 4사 모두 올해 상반기 정유 부문에서 적자를 냈다. 이 가운데 GS칼텍스(314억 원)와 에쓰오일(76억 원)은 연구개발비를 작년보다 감축했다. HD현대오일뱅크(131억 원)는 연구개발비가 1억 원(0.8%)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었으나, 업황 악화로 성장 폭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연구개발비를 2023년 4176억 원에서 2024년 4800억 원으로 14.9% 확대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2409억 원)도 전년 동기(2195억 원) 대비 9.8% 늘렸다.
특히 배터리 부문(SK온)을 제외한 연구개발비는 2023년 1169억 원에서 2024년 2030억 원으로 73.7% 급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30.9% 증가한 92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석유·화학·윤활유 등 기존 사업에서 연구개발이 지속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개발 과제는 ▲재생원료 기반 연료유 및 화학제품 생산 ▲이산화탄소 및 신재생 전기를 활용한 연료유 제조 ▲저탄소 바이오 선박유 제조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저감이 가능한 프리미엄 아스팔트 기술 개발 ▲교통사고 저감이 가능한 저소음/배수성 아스팔트 개발 및 상업화 지원 등이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연구성과 상용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인 KBR과 자체 개발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BMR) 라이선싱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자회사 SK엔무브(윤활유 부문)가 차량용 차세대 냉매를 개발해 미국 냉난방공조협회(AHRI)로부터 국제인증인 알넘버를 획득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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