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구독(렌탈) 사업에서 업계 평균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구독 라인업을 정수기 등 전통 렌탈 품목에서 대형 프리미엄 가전까지 확대한 효과로 풀이된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구독 사업의 순매출이 올해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구독 매출은 보통 ▲장기계약으로 소비자가 사실상 소유권을 가지는 금융리스 ▲계약 종료 시 반납하는 운용리스 ▲방문 서비스·필터 교체 등 케어서비스 부문으로 나뉜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부터 구독사업의 분기별 매출을 공개해, 연간 추이를 살피기 위해 보고서상 순매출(금융리스, 운용리스 합)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LG전자의 구독 순매출은 2021년 6401억 원에서 2024년 1조6728억 원으로 161.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7.0% 늘어난 1조598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상반기 순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케어서비스를 포함하면 상반기 매출은 1조1900억 원(+32.2%)에 달한다.
이 같은 30%대 성장률은 생활가전 업계 내에서도 높다. 코웨이는 상반기 매출이 2조43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고, 쿠쿠홈시스(5651억 원)는 11.7%, SK인텔릭스(4283억 원)는 3.7% 증가했다.
LG전자은 기존 유통망을 적극 활용했고, 다양한 구독 포트폴리오, 특히 고가 가전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을 일궈낸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가전은 구독료가 높아 구독 매출 증가 폭이 크다.
LG전자는 2009년 국내에서 정수기 구독 서비스를 시작해 2022년부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으로, 2023년 4분기에는 TV까지 구독 대상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생활가전 기업이 주력하는 정수기·청정기·비데·안마의자·매트리스 외의 영역에서 신규 수요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가전 제품을 사용하는 걸 넘어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구독 상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이사를 가거나 혼수를 하는 분들이 가전을 많이 사는데, 구독을 하면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점이 선택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앞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해외 렌탈 시장은 잠재력이 크며, 이미 코웨이와 쿠쿠홈시스는 해외에서 국내보다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LG전자의 해외 구독 사업은 초기 단계로,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구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구독 사업을 시작해 2023년부터 대형 프리미엄 가전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올해 5월에는 월 판매 구독 계정 수가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대만, 태국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했으며, 올해 8월에는 싱가포르에서 구독 전용 브랜드샵을 첫 오픈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구독을 확장하고 있다"며, "구독 니즈가 계속적으로 강해질 것이기에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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