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흑자 현대제철, '고부가 차량 강판' 승부수

3분기 자동차강판 판매량, 7% 증가한 140만 톤…비중 2023년 28.4%→2025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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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흑자 현대제철, 관세 효과 발판 삼아 고부가 차량 강판 승부수
현대제철이 적자 흐름을 끊고 영업이익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전반이 저가 수입재와 건설 경기 부진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고부가 차량용 강판 확대를 통해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2일 데이터뉴스가 현대제철의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3분기 영업이익은 932억 원으로 전년 동기(515억 원) 대비 81.0% 증가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현대제철은 2024년 4분기(-458억 원)와 2025년 1분기(-190억 원)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2분기 1018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아직 1.6%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대제철은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반덤핑 관세 효과와 고부가 자동차 강판 비중 확대를 양축으로 수익성 회복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중국산 후판과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조사를 제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산 후판에는 4월부터 최고 38%의 잠정 관세가, 8월 28일에는 34%의 최종 관세가 부과됐다.

중국·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최대 33%의 잠정 관세는 9월 23일부터 적용됐으나, 부과 이전 수입재고가 급증해 실질적인 관세 효과는 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 수입재에 대한 관세 대응이 외부적 '방패'라면, 현대제철은 내부적으로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제품인 자동차강판 비중을 높이며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자동차강판은 안전을 위해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강판으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자동차강판 판매량은 올해 3분기 14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량 대비 비중도 2023년 28.4%(526만 톤)에서 2024년 31.1%(531만 톤)으로 확대됐으며, 올해 3분기 기준 32.2%까지 올랐다. 

현대제철은 마르텐사이트(MS)강과 3세대 자동차강판 등 신제품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강은 철강 조직 중 가장 강도가 높으며, 충돌 시 승객 보호를 위해 도어 임팩트 빔·필러·범퍼빔 등 차량 보호 부위에 주로 사용된다. 3세대 자동차강판은 기존 1세대(고강도)와 2세대(고성형성)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고강도 소재로, 현대제철은 2025년부터 상용화를 시작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개발을 완료한 일반 차량 시트레일용 초고장력강은 2026년 초도 공급을 준비하는 동시에, 자율주행차 구조용 냉연 초고장력강을 고객사 테스트용으로 공급하며 인증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레이더, 라이다 등 고가 장비를 탑재하기에 일반 차량보다 훨씬 높은 강도가 요구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초고장력 강판은 차 시트 주위에 많이 쓰여, 범퍼가 밀려서 쭉 들어오면 운전자 시트 앞의 초고장력강이 더 밀고 못 들어오게 막아준다"며, "예전에는 철판을 덧데고, 볼트를 더 조이며 강도를 맞췄지만, 강판의 강도가 올라가니 다른 부품이 필요없어 무게가 줄고, 경량화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동차강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인도 완성차 생산단지 내 스틸서비스센터(SSC, 철강 가공·유통 시설)를 완공하고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