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LFP 공세에도 삼원계 장기전…'니켈 내재화' 지속

인도네시아 2단계 투자로 니켈 6.5만 톤 확보…증권가, “2028년 이후 연 매출 2조 상향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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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에코프로, LFP 공세에도 삼원계 장기전…니켈  내재화 지속

[그래픽=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


에코프로가 전기차 캐즘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세 속에서도 니켈 수급권을 확대하는 등 하이니켈 삼원계에 대한 정면 돌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투자는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 니켈 가격 등에 따라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8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투자 2단계에 돌입하며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기존 인도네시아 1단계 투자로 확보한 니켈 수급권에 BNSI 제련소 투자를 더해 니켈 조달 기반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투자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 이후 매출이 2023년 6조9009억 원에서 2024년 2조7668억 원, 2025년 2조5316억 원으로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EV 부문 부진이 두드러졌다. 실적발표 기준 EV 매출은 2024년 1조9191억 원에서 2025년 1조6426억 원으로 14.4% 줄었다. 2026년 1분기 EV 매출도 3815억 원으로 전년 동기(5026억 원) 대비 24.1%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유럽 EV 물량 회복으로 24% 증가했다. 

시장 환경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4월 글로벌 전기차용 양극재 적재량은 78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LFP 양극재 적재량은 48만4000톤으로 22.5% 늘었고, 삼원계는 30만4000톤으로 6.0%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더불어 LFP 시장은 중국계 업체 중심의 공급 우위가 공고해지고 있다.

에코프로도 LFP 대응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회사는 고객 수요에 맞춰 하이망간, 미드니켈, LFP 등 중저가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으며, 현재 연간 4000톤 규모의 파일럿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매출과 투자 무게중심은 여전히 NCA·NCM 등 하이니켈 삼원계에 놓여 있다.

에코프로가 삼원계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유럽 시장 회복 기대가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4월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156만 대로 27.3% 늘었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비중도 21.3%에서 26.5%로 확대됐다. 

유럽의 공급망 현지화 정책도 에코프로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유럽은 핵심원자재법(CRMA), 산업가속화법(IAA) 등을 통해 배터리 소재와 원재료의 역내 조달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맞춰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헝가리 공장에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으며, 유럽 내 신규 고객 확보와 NCM(니켈·코발트·망간)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원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에코프로가 선택한 전략은 니켈이다. 회사에 따르면 삼원계 배터리 가운데 니켈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다. 안정적인 니켈 조달이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제련소 투자를 통해 원료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LFP와 달리 삼원계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니켈·코발트·망간을 90% 이상 회수할 수 있어 장기적인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회사는 이를 위해 2020년 재활용 전문 기업인 에코프로씨엔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 인도네시아 1단계 투자 효과는 이미 일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에코프로는 니켈 중간재 트레이딩을 통한 수익을 얻어 왔다. 2026년 1분기 무역사업 매출은 5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9%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 대비 비중도 79.1%로 확대됐다.

에코프로는 여기에 BNSI 제련소 투자를 더해 2단계 니켈 확보에 나선다. BNSI는 니켈 기준 연 9만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제련소로,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특수목적회사(SPV)를 통해 지분 39%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3만6000톤 수준의 니켈 수급권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기존 1단계 물량 2만9000톤을 더하면 총 니켈 수급권은 6만5000톤 수준으로 늘어난다. BNSI는 2027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이번 투자에 직접 참여한다. 에코프로비엠은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중 7650억 원을 BNSI 제련소 지분 취득 목적의 SPV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BNSI 매출을 향후 연 평균 2조5000억 원가량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BNSI의 실적이 에코프로비엠의 연결 실적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BNSI 투자 효과가 연 매출 2조 원, 영업이익 4000억 원 수준의 상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키움증권도 BNSI 연결 편입 시 2028년 이후 연 매출 2조1000억 원, 영업이익 4250억 원의 연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성과 확인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DB증권은 이번 투자를 '호흡이 긴 투자'로 평가하며, 니켈 가격 상승이 투자 수익성 판단의 핵심 지표라고 짚었다. iM증권도 원재료 내재화와 유럽 현지 생산능력 강화라는 명분은 있지만, 업황 회복 지연과 불확실성이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