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한진그룹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이 최근 불거진 조양호 회장 일가 '갑질' 논란으로 미궁에 빠졌다. 조 회장의 경영권을 3명의 자녀(조현아, 조원태, 조현민)에게 넘기기 위한 지분 승계 작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너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경영능력 검증 기회까지 내친 상황이 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경영 전반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와 호텔사업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 등을 맡는 구도로 3세 경영의 틀을 만들어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물러나면서 공백이 있었지만, 최근 조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하면서 이러한 후계 구도가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자녀들에게 넘기기 위한 작업도 진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17.84%의 지분을 가진 조양호 회장이다. 조 회장 자녀들이 가진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 2.30%로 낮은 편이다. 조원태 사장 등이 조 회장의 지주회사 지분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1000억 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그룹은 조씨 삼남매가 지분 100%를 소유한 유니컨버스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정부의 제재로 그룹 내부거래가 막혀 결국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넘기면서 자금원이 사라졌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후 조 회장 자녀들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 배당을 늘려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마침 대한항공이 7년 만에, 한진칼이 2년 만에 배당을 결정했다. 하지만, 조씨 삼남매의 한진칼 지분을 모두 합쳐 7%정도여서 비정상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이지 않는 한 이 역시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처럼 지분 승계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갑질 논란을 통해 오너 3세들의 경영능력 입증 기회도 스스로 없애버렸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조현아, 현민 자매가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한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일선에 남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막말, 뺑소니, 노인 폭행 등 조 사장의 과거 부적절한 행동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 3세들의 도덕성 문제는 이들의 경영능력 흠결로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 일가에 대한 비난 여론은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와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자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감점요인이다. 

대한항공 주가는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공론화된 4월 12일 2350원 하락한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브랜드스탁)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는 최근 계속 하락해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들 삼남매의 도덕성 문제는 경영실적과 달리 만회하기 어렵고 특히 회복 정도를 계량화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상당기간 경영권 승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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