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시장 분석] LG전자 생활가전 '미친' 영업이익률 11.2%

두자릿수 이익률 세계 유일...삼성전자·월풀·일렉트로룩스 2%대 그쳐

  •  
  •  
  •  
  •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전자가 2018년 1분기에 역대 1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호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생활가전 부문이다. LG전자 생활가전 부문은 이익규모는 물론 영업이익률에서 두자릿수를 기록,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삼성전자는 물론 월풀과 일렉트로룩스의 영업이익률은 2%대에 머물고 있다.

3일 데이터뉴스가 LG전자의 2018년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청소기 등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1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5531억 원)과 두 자리 수(11.2%)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이 수익성을 높였다.

H&A사업본부는 2~4%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이 2015년 처음으로 5%를 넘긴 후 확실한 수익사업으로 자리잡아왔다.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016년 1조 원을 넘어선데 이어 2017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이 전년에 비해 각각 1조7000억 원과 2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져 연매출 20조 원과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을 11% 전후로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LG전자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 7.8%는 월풀(5.3%)과 일렉트로룩스(6.1%)보다 크게 높다. 특히 H&A사업본부가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2018년 1분기 월풀와 일렉트로룩스는 각각 2.9%, 2.7%에 그쳤다. 삼성전자도 생활가전과 TV와 합친 CE 부문 영업이익률이 2.9%에 머물렀다.

최근 LG전자가 생활가전에서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요인은 꾸준히 추진해온 모듈러 디자인과 프리미엄 가전 전략이 꼽힌다. 

가전사업은 사업 규모가 커지면 매출은 늘지만 수익성이 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해외 수출이 늘어나 각 국의 주거 환경과 문화를 고려해야 하고,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고객 요구가 다양해져 관리해야 하는 모델 수가 급격하게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전자는 모듈러 전략으로 이를 극복했다. 모듈러 디자인은 생산공정이 단순해지고 생산 단가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부품 관리가 쉬워지고 수리도 단순해진다. 

LG전자는 2005년 세탁기에 여러 부품을 표준화하고 몇 가지 독립된 패키지로 조합해 다양한 모델
에 동일한 패키지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모듈러 디자인 적용을 확대해왔다. 

이와 함께 핵심부품 기술력 내재화가 LG 가전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가전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모터와 컴프레서의 에너지 효율, 소음, 진동, 내구성 등 기술력이 절대적이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 내에 컴프레서, 모터 등의 핵심부품에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해 시너지를 끌어올렸다. 

LG전자는 모터와 컴프레서를 담당하는 연구인력이 신제품 기획부터 참여해 완제품에 최적화한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얼음정수기냉장고, 트윈워시 세탁기, 듀얼 에어컨 등 다양한 융복합 가전제품이 나오기까지 DD모터(세탁기),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냉장고),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에어컨) 등 최적화된 부품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런칭해 가전 브랜드 파워를 전반적으로 향상시켰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분야에서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트윈워시 세탁기,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 사진=LG전자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런칭해 가전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킨 전략도 주효했다. 압도적인 성능과 정제된 디자인, 직관적인 사용성이 강조된 LG 시그니처는 2016년 3월 한국에 출시된 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 이어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으로 출시지역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모듈러 디자인과 핵심부품 기술력 내재화의 성과가 장기간 축적된 가운데 초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맞물리면서 LG전자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다.


이러한 변화를 이끈 주역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꼽힌다. 조 부회장은 1976년 LG전자(금성사) 전기설계실에 입사한 이후 40년 가까이 세탁기 사업에 몸담으면서 DD모터를 적용한 세탁기, 듀얼분사 스팀 드럼세탁기, 6가지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세탁기,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의 히트작을 연이어 내놨다.

2013년 HA사업본부, 2014년 H&A사업본부를 맡은 조 부회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조 부회장 체제에서 H&A사업본부는 얼음정수기냉장고, 휘센 듀얼 에어컨, 디오스 오케스트라, 트윈워시,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 듀얼 스타일러,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등 융복합 가전으로 연이어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조 부회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송대현 사장이 맡고 있다. 

1983년 입사 후 에어컨 컴프레서, 조리기기, 냉장고사업부 등을 거친 송 사장은 지난 1년 간 H&A사업본부의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송 사장은 현재 모듈러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격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결합 등을 통한 가전 지능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