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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등극한 배경에 최태원 그룹회장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출발점으로 작용했다면, 박성욱 부회장은 '반도체 장인 리더십'을 통해 SK하이닉스 성장을 끌어낸 종결자라고 할 수 있다.

박 부회장은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부터 출발, 하이닉스가 걸어온 영욕의 시간을 함께해온 인물이다. 박 부회장은 오랜 난관 속에서도 기술과 시장 흐름을 읽고 SK그룹 편입 이전 채권단관리체제 아래서도 투자를 끌어내는 한편, SK편입후에는 최태원 회장과 성장방향을 공유하고 공감함으로써 한 발 앞선 기술투자와 개발을 성사시켜왔다.
 
최태원 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를그룹에 편입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발판을 만든후, 이듬해 초 연구개발 총괄이던 박성욱 사장을 대표에 선임한다. 박 대표는 취임 첫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후 지금까지 매번 새로운 실적 기록을 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고 지난해 다시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면서 세계 3위의 반도체 회사로 거듭났다. 박 대표는 2017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박 부회장은 하이닉스에서 34년을 일한 정통 ‘하이닉스맨’이다. 1984년 현대전자에 연구소 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반도체 회사의 중추인 연구개발 분야의 주요 포스트를 두루 거쳤다. 그는 연구소장, 연구개발제조총괄 등 연구개발 활동과 제조를 아우르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아 업계 최고 반도체 기술 장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산업 재편과 함께 미세공정의 한계와 차세대 메모리 등 다양한 변곡점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미래 기술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기술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이 박성욱 부회장이 5년 전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에 선임된 요인이기도 하다. 박 부회장은 또 유달리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상 연구개발과 제조 현장의 현업 종사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매번 기술경쟁력 향상을 통해 성공적인 위기극복을 주도해와 임직원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30여년간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주요 포스트를 거치면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내 업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성공가도를 달리는데는 미래 기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한 박성욱 부회장의 기술 리더십이 큰 힘을 발휘했다. / 사진=SK하이닉스


박성욱 부회장은 1992년부터 1999년까지 1세대에서 4세대에 이르는 64Mb DRAM과 SDRAM의 개발과 양산 이관을 책임지는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기술개발 우위 확보를 주도해왔다. 또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 생산법인에서 생산과 연구개발을 총괄했으며, 높은 투자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 개발로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 

또 2003년부터는 연구개발을 총괄해 1년에 1세대씩 성공적인 미세공정 전환을 주도하며 세계 최초로 60나노급 DDR2(2006년), 40나노급 DDR3(2009년) 등을 개발했다. 특히 40나노급 2Gb 그래픽 DDR5(2009년), 40나노급 2Gb 모바일 DRAM(2010년)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잇따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10나노급 후반의 DRAM과 업계 최초 72단 3D낸드를 성공적으로 개발, 양산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공헌했다. 한편으로는 메모리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SV 기술을 적용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을 추진하며 미래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박 부회장은 손꼽히는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서 시장 흐름을 먼저 읽고 공격적인 투자를 주도하면서 독보적인 실적 향상을 이끌어온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 부회장 체제의 성공가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이다. 그가 취임한 2013년 이후 19.1%를 기록한 2016년을 제외하고 매년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1년과 2012년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3.1%, -2.2%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 향상이다. 

특히 지난해 40%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박 부회장은 또 대표 취임 직후인 2013년 2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20분기 연속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꾸준함을 보여준 점이 더 높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은 또 소통과 공생의 대상을 협력사와 지역사회로 넓히면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국내·외 산학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국내 장비 및 재료 기업들에게 미래 기술 로드맵을 제공하고 동반성장의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넓히는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업을 통한 상생의 기반을 만들고 있다.

박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슈퍼사이클 특수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근본적인 경쟁력을 만드는데 골몰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본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혁신을 의미하는 ‘딥체인지(Deep Change)’다. 딥체인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던진 경영 화두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그 일환으로 최근 기존 기업문화의 강점인 사명감, 노력, 끈기에 더해 임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박성욱 부회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같은 시황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전략, 역량, 문화 측면의 딥체인지가 필요하다”며 “더 높아진 원가절감 한계를 넘어서고, 연구개발 완성도를 높여 양산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차세대 시장 제품의 사업 특성을 이해해 하이닉스만의 차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