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대응 실력차...격차 더 벌어진 LG생건-아모레

상반기 LG생활건강 영업익 당기순익 10%대↑, 아모레퍼시픽 각각 8.8%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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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거대한 화장품 소비시장인 중국시장 변화에 따라 화장품 라이벌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차이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었지만, 시장 환경이 바뀐 뒤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 시장 변화에 내놓은 서로 다른 대응전략이 두 기업의 실적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올린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상반기 매출(8.7%), 영업이익(12.0%), 당기순이익(10.1%)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이 13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8%와 4.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차이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이 16.6%의 영업이익률과 11.6%의 순이익률을 기록한데 비해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13.8%와 10.3%를 기록, 경쟁사에 뒤졌다. 

내수경기 침체 지속, 중국 관광객의 더딘 회복이라는 같은 시장 환경에서 극명하게 갈린 두 회사의 실적은 전략의 차이가 갈랐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의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은 고가 라인 중심의 럭셔리 브랜드의 해외시장 확산에 주력한 전략이 성공한 것이 주된 이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 중국 소비자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2016년 처음 연 매출 1조 원 돌파한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는 지난달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기록을 경신했다. 후는 중국 등 아시아에서 25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후의 꾸준한 성장은 2분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또 자연·발효 콘셉트 화장품 ‘숨’, 기능성 브랜드 ‘오휘’도 고가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럭셔리 브랜드 입지가 강화됐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 매출이 87% 증가함에 따라 2분기 화장품 해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성장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경쟁사에 비해 럭셔리 브랜드로 중심이 이동하는 중국 시장 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전히 중국에서 ‘이니스프리’와 같은 매스 브랜드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성장세가 둔화했다는 것이다. 또 중국 이외의 해외 시장 개척 속도가 더뎌 타격이 더 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도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주력 브랜드 가치 보호를 이유로 지난해 9월부터 설화수, 헤라 등 자사 화장품 브랜드에 대해 1인당 면세점 구매수량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 정책으로 면세점 매출이 타격을 입고, 아모레퍼시픽의 생각과 달리 구매 제한이 까다롭지 않은 경쟁사들의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정책을 바꿔 국내 면세점 내 자사 브랜드 구매 제한 조치를 완화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면세 채널 유통 건전화 노력, 주요 관광 상권의 위축 등 주로 외적인 요인을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시장 환경만큼이나 자사 전략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를 통해 실적 부진의 원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