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진 여파, 부품업계 신용등급 전망 하락에 직격탄

서진산업 등 올해 6개 부품기업 신용등급 하향조정…상향은 1곳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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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 여파가 후방산업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19일 데이터뉴스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조정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 기업 중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이 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향조정된 기업은 1곳에 그쳤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3일 현대·기아차 협력사 서진산업과 화신의 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상용차 프레임 어셈블리, 샤시 모듈 등을 생산하는 서진산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려갔다. 

서진산업은 현대모비스 차체·차륜사업 인수, 영풍기계 인수, 경주공장 신설 등 투자를 늘리면서 순차입금(별도기준)이 2015년 2052억 원에서 올해 9월 말 331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에 따른 납품물량 축소로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 악화의 영향으로 재무부담을 가중시킨 공격적인 투자가 외형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진산업이 주력 모델을 수주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내 현대·기아차 판매부진 등 전방수요 둔화, 완성차 업계의 원가절감 노력에 따른 납품단가 인하압력 등이 실적 개선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의 97%를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자동차 섀시 생산기업 화신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기아차의 실적 저하, 특히 동반 진출지역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 부진이 화신의 외형과 수익성을 저하시킨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화신의 매출은 2016년 1조2497억 원에서 지난해 1조669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462억원 흑자에서 2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또 순차입금은 2016년 말 1896억 원에서 올해 9월 2799억 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33.8%에 48.2%로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144.8%에서 202.1%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기아차 신차 출신에 따른 수주물량 증가 등으로 화신의 실적이 내년 이후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둔화, 납품단가 인하 압력 등 제약요인이 상존해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주요 자동차 부품기업인 성우하이텍과 부산주공도 신용등급이 내려갔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성우하이텍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데 이어 지난 6월 정기평가에서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했다. 또 부산주공의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도 ‘BB-’에서 'B+'로 하향조정했다. 두 기업 모두 현대·기아차 판매 부진에 따른 공급물량 감소와 채산성 저하 등이 신용등급 하향의 이유로 꼽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도 올해 신용등급 하락을 겪었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로 공급되는 주요 제품들의 판매가 부진해 수익창출력이 크게 악화되면서 지난 4월과 11월 한 단계씩 신용등급 전망이 하락했다.

자동차용 LED 모듈 등을 생산하는 금호에이치티도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다만, 이 회사의 등급 하향 이유는 모회사의 부동산 매입에 따른 재무부담이라는 점에서 다른 부품기업들과는 다른 상황이다.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기업 중 올해 신용등급 전망이 좋아진 기업은 현재까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가 유일하다. 다만, 주된 신용등급 상향조정 사유가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이 아니라 현대파워텍과 합병 이슈라는 점은 고려 대상이다. 현대다이모스는 현대파워텍과의 합병을 통해 변속기 전체 라인업을 갖추고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