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야기된 권력공백기를 틈타 신규 선임된 공공기관장, 공기업 CEO에 관료 출신, 이른바 '관피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최근 6개월 사이 신규 선임된 CEO 2명 중 1명은 전직 관료 출신이다.

3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313일 기준 국내 공기업 및 공공기관 CEO324명이고 이중 전직 관료 출신은 111(34.3%)이다. 이어 학계 90(27.8%), 공공기관 60(18.5%), 민간기업 25(7.7%)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사실상 권력공백기라고 할 수 있는 약 6개월 동안 신규 선임된 공기업 사장 및 공공기관장은 2명 중 1명이 관피아로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이 기간 동안 62명이 신규 선임됐는데 정확히 절반인 31명이 관료 출신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수력원자력 이관섭 사장을 비롯해 한국마사회 이양호 사장
, 인천항만공사 남봉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공무원 시절 근무했던 주무 부처의 산하 공기업 사장으로 선임된 공통점이 있다.

이관섭 사장은 제
27회 행정고시 합격 후 지식경제부 산업정책관으로 일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지냈다. 이양호 사장은 제26회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농림축산부에서 농업정책국장과 기획조정실 실장 등 요직을 거치며 제25대 농촌진흥청 청장을 역임했다. 남 사장은 제29회 행정고시 합격자로 재정경제부와 환경부를 거쳐 해양수산부에서 기획조정실 실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을 전후해 공공기관장 관피아 비중은 32.4%에서 34.3%1.9%포인트 상승했다. 관피아 증가로 학계(-1.7%포인트)와 민간기업(-1.5%포인트) 등은 비중이 줄었다.

정권공백기에 신규 선임된 관피아 중에는 청와대나 기획재정부 등 권력기관 출신도
9(295)으로 적지 않다. 문재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정치권이 내리꽂는
낙하산인사는 2명에 그쳤다. 국회의원을 지낸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과 장정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 등이다.

전체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주무 부처별로 살펴보면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 4), 국방부(3), 공정거래위원회(2), 산림청(2) 등의 산하 공기업 및 공공기관장 CEO100% 관료 출신이다. 이어 특허청(5) 80%, 농림축산식품부(10) 70%, 기상청·외교부(3) 66.7% 순이다. 또 금융위원회·중소기업청·환경부(8), 법무부(4), 통일부·국민안전처(2) 등도 산하 공공기관장 절반이 관피아로 채워져 있다.

한편 관피아는 관료와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마피아의 합성어로
, 공직을 퇴직한 사람이 관련 기업에 재취업하거나 학연·지연을 이용해 거대 세력을 구축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말로 사용된다.

고위 공직자들이
이너서클을 만들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좋은 자리를 독차지하는 게 관피아의 폐해로 지적된다. ‘친정인 주무부처와 결탁 가능성도 나쁜 점이다. 다만 관피아는 수십 년간 관련 분야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면서 쌓아온 전문성과 주무 부처와 공공기관 간 소통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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