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회장 경영복귀 임박, 미리 구축한 친위대

6개월 새 대규모 인사 두번, 측근·중국·재무통 대거승진..이 회장 체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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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지난 6개월 새 두 번에 걸쳐 단행된 CJ그룹 대규모 인사는 의미가 크다. 샤르콧 마리 투스(CMT)라는 신경근육계 유전병으로 투병 중인 이재현 CJ 회장이 경영복귀를 앞두고 주축 임원세력을 재편한 전략적 인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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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경영복귀가 상반기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 회장이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 회장은 지난해 사면복권 이후 그룹의 굵직한 의사결정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CJ 안팎에서는 지난해 9월 사장단이 포함된 인사와 지난 3월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된 그룹 임원 인사가 경영에 복귀하는 이 회장 체제를 구축하는 사전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두 번에 걸친 인사에서 이 회장 핵심측근과 중국통
, 재무전문가 등이 승진하며 경영전면에 부상했다. 중국은 이 회장이 직접 챙기는 시장이다. 고위직 승진은 대부분 CJ그룹의 핵심계열사인 ()CJ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등에서 일어났다.

지난
3년간 CJ는 이 회장이 20137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되면서 인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회장이 지난해 8·15 광복절 특사로 사면되면서 그룹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해
9월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승진자는 김철하 CJ제일제당 부사장과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이다. 각각 사장과 총괄부사장에서 직위가 올랐다.

특히 김 부회장은 이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그의 부재 시
CJ그룹 비상경영위원회의 일원을 맡은 인물이다. 또 최근에는 베트남 사이공 트레이딩그룹과 손잡고 현지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사장은 중국통이다. 오랜 기간 무역업에 종사하며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 사람은 이 회장이 목표로 한
그레이트 CJ’ 비전 달성에 필요한 인물이다. CJ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 해외비중 70% 달성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중국 및 동남아 시장 개척에 힘줄 방침이다.

이 외 계열사
CEO 중에서는 김성수 CJ E&M 대표, 김춘학 CJ건설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춘학 대표는 2015년 말부터 CJ 창조경제추진단장을 겸직 중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CJ는 현재 검찰로부터 차은택 씨가 주도한 K컬처밸리에 대한 1조 원대 투자와 이 회장 사면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이들은 모두 외부 영입 인사다
. CJ는 오너 일가를 제외한 대표이사급 사장단 6명을 모두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는 CJ 계열사들이 협업하지 않고 자기 실적을 우선시 하는 태도를 극도로 경계하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례로 이 회장은 2010년 이미경 부회장과 함께 오리온 부사장 출신의 노희경 고문을 영입했는데, 계열사간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데 불만을 갖고 내린 결정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에는 CJ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인사가 단행되며 예비 사장단 진용이 꾸려졌다. 이 회장은 우선 CJ대한통운의 윤도선 중국본부장을 상무에서 부사장대우로 승진시켰다. CJ대한통운은 2012CJ에 편입됐으며 글로벌 시장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M&A로 중국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무 등 경영지원담당 임원도 고위급 승진 대상자에 이름이 올랐다
. ()CJ의 김재홍 최고재무책임자(CFO), 정길근 커뮤니케이션실 부실장, 임상엽 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 정준교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 등이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임 부사장은 2015년까지 CJ제일제당의 CFO를 맡았던 재무전문가다.

CJ
헬로비전 매각을 위해 2015년 초 운영총괄 담당으로 옮겨간 박정훈 부사장대우도 최근 인사에서 CJ제일제당 전략기획실장으로 돌아왔다. 박 부사장대우는 2014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을 이끈 전력이 있으며, 헬로비전 매각 실패로 모든 권한을 변동식 대표에게 넘기고 복귀했다.

한편 재계
14위의 CJ그룹은 사장 이상 직위의 임원이 6명으로 적은 편이다. 대신 타 그룹에서 사장급에 해당하는 총괄부사장직을 두고 있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