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주총’ 끝낸 금융지주, 4월부터 ‘AX·생산적 금융’에 사활

진옥동 신한·임종룡 우리, 연임 확정…‘2기 체제’ 돛 올리며 지배구조 리스크 털어

‘슈퍼 주총’ 끝낸 금융지주, 4월부터 ‘AX·생산적 금융’에 사활

케이비(KB)를 비롯한 4대 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성과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 금융그룹은 3월 말 정기 주주총회를 일제히 마무리했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이번 주총을 통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는 등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시켰다. 이들 금융그룹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대전환(AX), 그리고 성장동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 등을 향후 3년의 핵심 승부처로 낙점했다.

연임 회장들, 취임식 대신 혁신기업 현장으로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총의 가장 큰 소득은 ‘경영 안정성 확보’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과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은 각각 88.0%와 99.3%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을 이겨내고, ‘2기 체제’의 강력한 추진력까지 얻었다. 

이들은 연임 확정 직후 취임식 대신 일제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임종룡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당일 우주 AI 솔루션 스타트업인 ‘텔레픽스’를 방문, 기술 개발 현황을 살피고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임 회장은 “앞으로의 3년은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시기”라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진옥동 회장은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1000억원의 기부금 출연을 결정한 데 이어, 전략영업·심사·산업분석 전문가로 구성된 ‘선구안 팀’을 출범시켰다. ‘15대 초혁신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기업 성장을 밀착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빈대인 비엔케이(BNK)금융지주 회장도 부산 지역 조선·해양 산업 현장과 벤처기업들을 잇달아 방문, “금융이 자금 공급을 넘어 기업 성장의 전 과정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모델로는 도태”… AI와 비은행이 가를 판도
금융지주 수장들이 이처럼 현장과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절박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 국면 진입과 머니무브 현상, 그리고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3각 파고가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에 기댄 이자이익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는 일제히 AX를 생존 카드로 꺼내 들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AI와 디지털 자산 등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는 본점 소재지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을 의결하며 본격적인 ‘청라시대’를 통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예고했다.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금융 등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주환원 약속 지켰지만… ‘실행력’이 숙제
이번 주총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안건도 무난히 통과됐다. 4대 금융지주는 수조 원대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 가능 재원으로 전환함으로써 향후 비과세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기 위해서는 수익 구조의 다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신뢰’가 생존의 기본 전제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다. 양종희 회장과 임종룡 회장 등은 이번 주총에서 나란히 소비자 보호와 고도화된 내부통제 시스템 확립을 최우선 경영 원칙으로 못 박았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금융권의 지배구조 이슈는 무대 뒤로 물러났다”며 “4월부터 각 지주사가 제시한 AI와 생산적 금융 전략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실천되느냐에 따라 금융권의 진정한 ‘리딩 뱅크’가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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