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주가, 비싸긴 하지만 더 갈 것”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 폭락 가능성보다는 급등기회 놓칠까 우려”

미국 월스트리트의 전략가들은 2026년 주식투자에 대해 낙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앤피(S&P)500을 기준으로 약 9%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중 주식의 30% 이상 폭락 확률은 약 8%로, 역사적 평균과 유사한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이들은 주식폭락보다, 급등 기회의 상실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올해 주가는 치솟을까, 아니면 곤두박질칠까가? 투자자들이 새해를 앞두고 늘 고민하는 가장 큰 질문은 언제나 답이 불가능하다. 주주들이 환희에 찬 한 해를 보내느냐, 아니면 참담한 시간을 보내느냐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가른다. 이뿐 아니라, 종목 선택을 한 투자자들이 옳은 선택을 했는지, 자산 배분 전략가들이 현명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짰는지를 판가름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과거의 호황과 불황을 떠올리며 ‘사서 보유하기(buy-and-hold)’ 전략이 좀처럼 이기기 힘든 방식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이 질문을 애써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르다. 그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대가로 보수를 받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반드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2026년의 전망은 어떠한가.

먼저 현재 주가 수준부터 살펴보자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미국 주식이 오랫동안 비싸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빅테크 주식들은 그중에서도 특히 고평가돼 있다는 것. 

그러나 이제 비싼 주식은 이들만이 아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향후 1년간 예상되는 기업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지난 20년 중 90%의 기간보다 높은 상태다. 이는 대형 기술주를 제외한 미국 주식뿐 아니라, 미국 외 지역 상장 주식에도 해당된다. 영국이나 중국처럼 최근 역사에 비해 다소 덜 비싼 국가도 있지만, 거의 어느 시장에서도 주식이 싸 보이는 곳은 없다. 다시 말해, 한때 미국 예외주의와 인공지능(AI)의 수익 창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주도하던 강세장은 이제 훨씬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산됐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가 비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더 비싼 가격에 곧 팔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이런 심리가 시장 전반으로 퍼질 경우, 주가는 기업 이익으로는 정당화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다. 주가 폭락의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전반적으로 합리성을 유지한다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기업 이익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베팅’을 의미한다. 이 베팅이 옳다면, 높은 출발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이익 증가는 주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실제로 월가에서 투자 자문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략가들 다수는 2026년에 이런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블룸버그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 전략가가 예상하는 S&P 500 지수의 2026년 평균 상승률은 약 9%다. 이는 괜찮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연평균 23% 상승에 비하면 눈부신 수준은 아니다. 

전망치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그 분산 폭은 최소한 2018년 이후 가장 좁았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은 1% 상승,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18% 상승이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연말 주가 수준에 대한 예측과 별도로, 펀드 매니저들은 ‘폭발적 붕괴’의 위험도 고민해야 한다. 이를 가늠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의 시장 가격을 살펴보는 것.

대폭락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싶다면 지수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할 수 있다. 이는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에 지수에 포함된 주식 묶음을 팔 수 있는 권리(의무는 아님)를 주는 계약이다. 예컨대 현재 지수보다 30% 낮은 행사가를 선택하면, 그 이하의 손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옵션 가격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주가 폭락에 부여하는 확률이 반영돼 있다. 2026년 중 어느 시점엔가 현재 수준 대비 30% 이상 하락하는 심각한 급락이 발생할 확률은 약 8%로 추산됐다. 투자회사 엘름 웰스의 빅터 하가니, 그리고 제임스 화이트가 S&P500 옵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는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있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비슷한 급락이 발생한 역사적 빈도(약 7%)와 비교하면 거의 다르지 않다는 것. 즉 옵션 시장 참가자들은 주가 폭락을 과도하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은 셈이다. 오히려 이들은 주가가 예상보다 훨씬 더 급등할 경우, ‘기회를 놓칠까 봐’ 더 우려하고 있다. 

하가니, 그리고 화이트에 따르면, S&P500이 30% 급등할 경우 수익을 주는 옵션 가격은 그 확률을 약 11%로 반영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거품에 빠졌다고 우려하는 이들에게, 이는 큰 위안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런 옵션을 사들이는 이들 역시, 주가를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린 낙관론자들과 같은 집단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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